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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매매로 유인한 미진을 지영민이 살해하려고 한다. 

미진을 유인해 화장실에 감금해 놓은 지영민. 사람들은 네가 없어져도 모를 거다 라는 얘기를 한다. 미진에게 하는 말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지영민 본인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잡아와서 해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존재감을 느끼는 것 같다. 실제로 범죄자들 중에서 과거에 고창 연쇄 살인사건이라고 있었는데 피해자 중에 한 명 여고생이었는데 살해하면서 너는 다음에 태어나면 좋은 아버지 밑에서 살아라 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그 맥락이 뜬금없다. 왜냐면 피해자와 아는 관계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범인은 면담을 통해 자신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한테 엄청난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말했고, 항상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고 난 후에는 항상 발가벗겨서 쫓겨났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그 말은 피해자한테 하는 말이라기 보다도 자신의 불행한 상황을 피해자에게 빗대며 스스로 합리화하는 범인들이다. 그 후 장면에서 원래 주인을 찾아온 사람들까지 살해하고 만다. 갑작스러운 살인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엄중호를 만나게 된다. 

 

2. 추격 끝에 지영민을 잡은 엄중호, 두 사람은 함께 지구대로 향하고 그곳에서 지영민은 뜻밖의 태도를 보인다. 

전혀 예상 못 한 상황에서 나온 지영민의 살인 자백. 연쇄범들이 물론 잡히지 않아야 자기가 계속 범행을 할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이 많은 연쇄 범행을 '내가 저지른 거다'라는 걸 과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동시에 있다. 지구대 조사를 받는 중임에도 자신의 연쇄살인을 말하고 싶어 하는 지영민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중호는 어떤 인물인가? 과거 경찰이었다가 뇌물죄로 옷을 벗게 된 중호, 영화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역이다. 오히려 경찰이 하지 않는 일을 중호가 나서서 하고 있다. 

 

3. 엄중호의 강력한 주장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지영민, 경찰서에서도 지영민은 자신의 범행을 자랑하듯 말하는데..

지영민이라는 캐릭터는 상대방에 따라 태도가 바뀌는 연쇄살인범이다.  DNA를 채취하려 할 때 존댓말을 하니까 최선을 다해 입을 벌린다. 여러모로 봤을 때 지영민은 사이코패스로 보이는데 실제 사이코패스 범죄자 중 지영민과 가장 비슷한 인물이 있을까? 강호순 이란 연쇄살인범은 말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유인해서 차애 태우고 살해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이런 강호순과 닮아 보인다. 경찰 조사에서 범행 수법까지 모두 자백을 한 지영민. 

 

4. 지영민의 자백을 받았지만,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한 경찰은 난관에 봉착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3~2004년이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면 '저 사람 사이코패스 아닌가'라는 질문을 사람들이 많이 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원한, 복수 등 설명 가능한 이유로 발행했었던 살인사건 들이었지만, 2000대 초반 이후에는 사건의 동기를 확인할 수 없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면서  이런 상태로 언론 앞에 선다면 기자들이 왜 죽였는지 물어볼 것이다. 경찰 입장에서는 대답할 말이 없기 때문에 아무거나 끼워 넣어라는 영화 장면이 나온다. 

 

5. 지영민의 갑작스러운 자백 번복! 결국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시킨다. 

지영민의 이성 관계를 집요하게 물어보는 프로파일러. 성관계에 대한 질문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지영민, 점점 지영민을 자극하는 프로파일러. 아까와 달리 차분한 태도로 오히려 프로파일러를 진정시키는 지영민. 결국 지영민은 통제력을 잃게 되는데. 같잖은 대상을 바라보는 듯한 프로파일러의 표정과 시선, 두 사람의 기싸움에서 완벽하게 지영민은 패배하고 만다. 자기가 성적인 문제가 없으면 그냥 웃고 넘어가거나 저 상황에 과도하게 몰입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지영민은 걸려들었다. 그러면서 본인의 약점을 과도하게 노출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 거 아니라고요'라는 말은 '그런 건' 맞는데 '그래서'가 아니다고 자백을 하게 된 샘이다. 즉 사람을 죽인 건 맞는데 동기가 그게 아니다 라는 뜻인 것이다. 지영민은 성불구라는 콤플랙스를 갖고 있으며 욕구를 해소하지 못해 정을 성기로 생각하고 여자의 머리에 때려 박을 때 느끼는 쾌감 때문에 여자를 살해한 것이다. 다행히도 미진은 화장실에서 의식을 되찾고 탈출한다. 인근 슈퍼에 숨은 미진 그리고 지영민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된다. 

 

6. 집 근처에 도착해 담배가 떨어진 지영민은 미진이 숨어있는 슈퍼로 들어간다. 

이후 슈퍼에 숨어있던 미진은 영민에 의해 살해된다. 본래 지영민의 범행 방식은 주로 고립된 공간에서 살인을 하게 되는데 저 상황은 미진을 이동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그와 동시에 미진과 슈퍼 사장님을 살려둘 수는 없기 때문에 판단을 했고 결국 그렇게 두 사람은 살해됐다. 그렇다면 실제 연쇄살인범 중 자신의 패턴을 벗어나 우발적 살인을 했던 경우가 있을까? 황학동 살인사건이라고 있는데 시장 상인을 살해한 유영철, 계획하지 않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이 펼쳐지니까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도구를 가져와 살해한다. 우발적 상황에서도 자신이 주로 사용하던 도구를 습관적으로 지영민처럼 찾게 된다. 관객들은 슈퍼 사장님한테 비난의 시선을 보내는데 사실 이 장면에 중요한 건 지영민이다. 영화 속에서 슈퍼 단골처럼 보이는 지영민, 평소에 지영민은 슈퍼 사장님이 정말 저렇게 무서운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 ㄹ정도로 굉장히 신뢰할만하고 믿을 수 있는 평소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의 얼굴로 지내왔을 지영민이었다는 것이다. 엄중호는 왜 지영민을 목숨 추격했을까? 형사들이 생각하는 한 가지 '끝까지 잡는다'. 그래서 눈앞에서 어떤 범죄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 펼쳐졌을 때 전직 형사라고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후반, 지영민이 지내던 단독 주택을 찾아낸 엄중호. 지영민이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서는 장면이다. 경찰 조사 직후, 말끔히 차려입은 지영민은 어디를 가려고 했을까? 또 다음 피해자를 물색하러 가려고 하지 않았을까? 

잔혹한 범죄를 그리면서 잔혹한 장면을 묘사하는데 치중하지 않고 범죄를 찾고 추격하고 응징하는 과정을 잘 담긴 영화이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호의 인간미가 잘 표현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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