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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조폭 잠입 수사에 대한 영화는 국내, 국외에 많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무간도'를 떠올리고, 무간도를 할리우드에서 만든 '디파티드', '조니 뎁'이 출연했던 '도니 브래스코'라는 영화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영화들 사이에서 '신세계'가 전혀 밀리지 않는 영화인 이유는 바로 '배우와 캐릭터의 힘'이다. 영화 속 각 캐릭터에 집중하여 영화를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1. 이사회가 끝나고 '정청'과 '이중구'의 대립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차로 사람을 위협하는 행위는 누가 봐도 이중구의 정청에 대한 악감정이 드러나는 장면이 나온다. 골드문이라는 조직에 정청이 들어오면서 이중구가 서열에서 밀리게 된 상황이었다. 정청을 인간적으로도 인정할 수 없고, 서열이 나보다 높은 것을 실력 면에서도 인정할 수 없고, 이러한 것들이 이중구의 표정이나 태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차가 와서 막는 장면에서 이자성의 행동에서 보이는 정청에 대한 충성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중구한테 화를 내는데 화를 내면서도 예의를 지키고 있다. 이자성, 왜 수많은 경찰 중에서 이자성에게 잠입 수사를 시켰을까? 어떤 사람이어야 될까? 

2. 이자성은 자신과 강 과장 사이에서 정보 관리책 역할을 하는 '신우'를 만나러 간다.

신우와 대화 중 정청을 '우리 형님'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이것은 '인지부조화'라고 자신의 태도와 행동 등이 서로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다고 느끼는 분균형 상태를 뜻한다. 예로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6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같이하게 된 상황일 때, 그 사람을 싫어하는 감정과 그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의 사이에 발생한 괴리감이 생기기 때문에 사람은 태도를 바꾼다. 프로그램을 같이하는 걸 바꿀 수 없다면 이 사람에 대한 좋은 점을 찾게 된다. 범죄 조직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겠지만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좋은 점들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자성은 목숨을 걸고 임무 수행을 하고 있지만, 경찰의 계획에 대해서 아는 게 없는 상황이다. 이자성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 '경찰 조직', 반면 이자성을 굳게 믿고 있는 '범죄 조직'. 이 시점에서 이자성의 마음은 어느 쪽일까?

3. 이중구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골드문 이사들을 만나다. 

이중구는 겉으로 보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다. 골프를 치고 벨트, 위스키를 마시는 행태는 멋있는 사람으로 보이려고 노력하는 하수의 사람에 불과하다. 하수인걸 보여주는 대사는 '살려는 드릴게'이다. 왜 하수냐면, 대부의 대사 중에 '친구는 가까이하고 , 적은 더 가까이 해라'라는 고수의 태도가 나온다. 적에게 내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걸 노출시키지 말라는 걸 가르친다. 이중구는 이사들을 협박해서 조종하려고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은 전략이 아니다.

4. 이자성은 아내 주경과 함께 산부인과 진료를 보고 돌아가는데 그때 주경의 전화가 울린다. 

알고 보니 이자성의 아내마저 강 과장의 사람이었다. 강 과장은 영악하고 아주 계산이 빠른 인물이다. 이자성이든 이자성의 부인이든 뭔가 다른 마음을 먹을 기세가 보이기만 하면 협박하는 스타일이다. 경찰분들 중에는 '성악설'을 믿는 분들이 매우 많다.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주로 보기 때문에 거짓말에 굉장히 민감하고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 때까지 안 믿는다. 강 과장의 행동엔 '경찰'이라는 직업의 특성도 존재한다. 강 과장이 만든 삶 속에서 꼭두각시로 사는 이자성.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이자성의 마음은 아직 경찰 조직에 있을까?

5. 이자성이 정청에게서 빼낸 내부 자료에 의해 이중구는 살인 교사, 폭행 등의 혐의로 수감된다. 

수감된 이중구의 면회를 하러 간 정청. 이중구는 정청이 자신의 자료를 경찰에 넘겼다고 확신을 하고 있다. 중간에 정청 표정이 슬퍼 보이는 모습이 중간에 나오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듣겠구나, 이중구는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중구의 행동에서 '확증편향'이라는 자기 생각이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이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심리가 나타난다. 단순 사고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는 골드문 석회장의 죽음. 서로 석회장의 죽음을 두고 서로를 의심하는 정청과 이중구의 모습이다. 석회장을 죽인 건 둘 중 누구일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둘 다 아닐 것 같다. 이중구의 표정이 바뀌면서 진지하게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다. 자기가 죽였는데 정청을 떠보려는 걸로는 보이지 않았다. 모두를 의심하게 만드는 감독의 작품이 아닐까?

6. 신원을 감추고 있던 경찰 쪽 사람들의 정체가 하나둘 발각된다. 

이자성을 창고로 부른 정청. 드럼통 안에 있는 신우를 확인한 이자성. 그리고 이자성도 몰랐던 또 다른 스파이 '오석무'. 오석무를 죽이는데 이것은 이자성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생각된다. 이자성이 경찰인 것을 알고 '내가 죽이지 않게 하려면, 행동 똑바로 해라'라고 이자성 앞에서 오무석을 죽이는 장면이다. 평소 장난기 넘쳐 보이던 정청, 정청의 실제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이자성의 정체를 알았음에도 신우와 석무만 제거한 정청. 전 장면들을 보면 정청이 항상 이자성한테 뭔가 기분이 나쁜 게 있을 때 석무를 계속 때렸다. 이것이 영화적 복선이었을까?. 한편 강 과장은 교도소에 있는 이중구에게 '너 빼고 골드문 이사회가 열릴 거'라며 이중구를 도발한다.

7. 결국 이중구는 정청을 공격하기로 마음먹고 정청은 갑작스러운 습격을 당한다. 

 신세계 속 명장면 '엘리베이터 신(SCENE)'이다. 정청의 매력 & 배우 황정민의 힘 둘 다 잘 드러나는 장면이 아닐까. 훌륭한 조폭은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고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이길 수 없는 조폭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죽음을 알면서도 끝까지 맞서 싸운 정청, 정청의 3인자까지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정청'이라는 캐릭터는 '황정민'배우였기에 완성도니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결국 치명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정청, 한편 고국장과 강 과장은 '장수기'를 골드문의 바지 사장으로 세운다. 

8. 이자성을 실질적 골드문 실세로 만들기 위한 실명'신세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고국장과 강 과장이 술 마시는 장면을 보면 고국장은 '자잘한 희생'이라는 표현을 한다. 경찰 조직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목적은 '대의', 그런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목적은 선하다 치더라도 과정은 너무 나쁜 것이 아닐까?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과거. 그런데 최근의 화두가 '절차적 공정성'이라고 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재이다. 

9. 이중구의 공격으로 치명상을 입은 정청은 의식을 되찾고 이자성과 대면한다. 

이자성의 정체를 알고도 끝까지 편이 되어주는 정청이다. 근데 정청은 왜 더 살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을까?, 배신자인 걸 알면서도 여전히 이자성을 아끼는 정청의 모습이다. 끝까지 자신을 믿어주는 정청의 모습을 보며 이자성의 마음은 동요되었을까? 정청이 이자성을 이렇게 까지 아끼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것은 저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이해하기엔 영화 속에서 설명이 조금 부족했다. 

10. 결국 정청은 숨을 거두고 장례식이 치러진다. 그리고 이중구는 경찰 조직의 약속대로 석방된다. 

이중구가 석방되었지만 마중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때 자신의 마지막을 예견했을 것이다.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사무실에 갔다는 건 이중구는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 것일까? 이중구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에서 추락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자살이라고 생각이 든다. 정청, 이중구, 강 과장, 고 국장 등 모두가 사망한 상태이다. 경찰 조직이든 범죄 조족이든 이자성의 선택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자신에게 신뢰가 없었던 경찰 조직 VS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범죄 조직. 이자성은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강 과장, 정청, 이자성 세 남자가 가고 싶었던 각각의 신세계는 어디였을까? 강 과장은 고위직에 가고 싶어서는 아녔을 것 같고 단순히 프로젝트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정청은 골드문의 일인자. 그렇다면 이자성의 신세계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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