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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전의 중심지 모가디슈
1990년 12월 경상북도 경주에서 남편을 만나기 위해 16,000km를 떠나려는 한 여자가 있다. 크리스마스이브날에 출발하여 무려 2박 3일 만에 아프리카 소말리아 모가디슈에 도착한다. 그렇게 반년만에 남편을 만나게 된다. 이 남편은 소말리아 한국대사관의 직원이었다.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때 한순간 대포소리와 곧이어 기관총 소리가 들린다. 반군 지도자 아이디드 장군이 입성 모가디슈에 입성했고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시작된 내전으로 끊임없는 총소리와 거리에는 죽은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말 그대로 참혹한 전쟁의 현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소말리아 내전의 중심은 대통령궁이 위치했던 모가디슈 일 수밖에 없었다. 모든 나라의 대사관까지 모여있는 모가디슈는 한순간에 무법천지 아비규환이 되어버리고 심지어 반군과 정부군만 총을 들고 다니는 게 아니라 강도 떼 즉 무장강도까지 판을 치게 된다. 이 때문에 관공서, 은행, 상점 등 모든 시설이 문을 닫았고 집집마다 사람의 흔적과 불빛이 밖에 보이지 않기 위해 창문마다 커튼을 치게 된다. 그렇다면 치외법권인 대사관은 안전할까?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은 없었다. 모가디슈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들이 모두 모였고 총 인원 7명이었다.
2. 소말리아를 탈출하라
한국대사관은 한국 교민들과 안전하고 빠르게 이 혼돈의 소말리아를 탈출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구조 요청을 보내려고 해도 모가디슈는 모든 통신이 통제되었고 완전한 고립상태였다. 한마디로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선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밖에는 반군과 정부군이 계속 교전 중이었다. 이때 대사관 직원 한 명이 공항 관제탑은 통신이 살아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낸다. 이 관제탑을 통해 케냐에 있는 우리나라 대사관과 연락이 된다면 기회가 있다 생각해 급히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에 도착한 대사관 직원들은 공항직원들에게 간곡히 부탁을 한다. 드디어 그날 오후 케냐 대사관으로부터 내일 중으로 구조기가 도착할 예정이니 떠날 준비를 하라는 연락이 도착한다. 드디어 탈출이라는 기쁨을 가지고 공항에 도착한 대사관과 교민 일행은 공항에 도착하고 창문으로 타야 하는 비행기가 착륙하는 게 보였지만 출국장의 문은 굳게 닫혀 열리지가 않는다. 아무리 고함을 치고 문을 두드려도 출국장의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고 타야 했던 비행기는 그대로 떠나버리고 만다. 관제탑에 항의를 하게 되고 금방 떠난 비행기는 이탈리아 국적 비행기로 우리나라에서 보낸 비행기가 아니었으며, 오늘 도착한다는 교신은 관제탑에서 실수로 잘못 전달한 메시지였던 것이었다.
3. 한민족인 우리, 함께 탈출하자
결국 구조기는 도착하지 않았고 다시 관저로 돌아가야 하는 교민 일행은 공항에서 똑같은 모습의 사람들은 만나고 그들은 북한대사관 일행이었다. 만리타국에서 조차 외교전쟁을 펼치던 양국이 공항에서 마주친다. 그런데 가만히 북한대사관 일행을 보아하니 꼴이 도망자 몰골로 말이 아니었다. 듣자 하니 그들은 이미 무장 강도들에게 모든 것을 털리고 도망쳐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국대사는 긴 고민 끝에 자신의 집으로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그곳에는 무장한 경비가 6명이나 있고 신변이 안전하니 당분간 머무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공항은 반군과 정부군이 제일 먼저 선점하기 위해서 전쟁하는 곳이 공항인데 여기에 계속 머무르면 위험할 수 있으니 함께 지내면서 어떻게 공동으로 탈출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해보자 설득한다. 그렇게 한국대사관 일행과 북한대사관 일행은 함께 차를 타고 한국 관저로 돌아온다. 함께 탈출계획을 세우고 탈출할 방법은 오직 이탈리아 대사관의 도움뿐이고 그곳으로 가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하지만 이탈리 아궁은 최대 격전지 소말리아 대통령궁 바로 옆에 있었고 너무 위험한 방법이었다. 소말리아는 과거 이탈리아의 식민지였고 독립은 한 상황이었지만 여전히 소말리아에서 영향력이 큰 나라임으로 비행기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였다. 한국의 강대사가 총대를 메고 이탈리아 대사관에 도착하고 남북한 가족들이 모두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도와달라 간절히 요청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대사에서는 본국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적십자 비행기를 한대 겨우 마련했고 남아있는 좌석이 7~8자리밖에 없다고 말한다. 즉 한국 교민들만 먼저 대피하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한국의 강대 사는 자신이 설득해 공항에서 함께 자신들의 집으로 오고 함께 탈출 고민을 한 북한 교민들을 버리고 홀로 갈 수 없었기에 이탈리아 대사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정말 간절하게 애원했다. 제발 모두가 함께 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이탈리아 대사 측에서 몇 시간 후 어려운 교섭 끝에 군 수송기 한대를 더 마련했다고 전달했고 남북한 교민들의 간절함이 통한 것이었다.
4. 죽음의 코스를 완주하라
남북한 총인원 21명, 차량은 총 4대이다. 차량은 한 번에 같이 움직여야 한다. 골목길로 가다 가로막힌다면 방법이 없으니 위험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큰길로 가는 방법을 선택한다. 소말리아는 99%가 이슬람교이고 하루에 5번의 예배를 한다. 이 시간이 이동하기 그나마 가장 안전한 시간으로 꼽았다. 예배시간은 10분, 한국 관저에서 이탈리아 대사관까지는 10~15분 소요된다. 출발 5분 전 사람들이 4대에 흩어져 차량에 탑승하고 예배시간을 알리는 음악소리가 들리자 출발한다. 빨리 달려야 하지만 눈에 띌까 두려워 고속으로 달릴 수도 없이 한순간 조용해진 거리를 자동차 4대만이 달릴 뿐이다. 드디어 대통령궁에 도착하고 이곳만 통과하면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갈 수 있었는데 반군으로 착각한 정부군이 총을 난사하기 시작한다. 기지를 발휘해 오른쪽 골목으로 틀어 다른 길로 이탈리아 대사관을 향하는데 어째선지 뒤의 3번째 차량이 뒤뚱뒤뚱 흔들리는 것이 이상하다. 하지만 멈춰서 확인할 수 없고 무조건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끝까지 4대가 이탈리아 대사관에 도착하게 된다. 뒤뚱거리던 차량을 확인하기 위해 내려서 달려가 보니 북한의 무전수가 좀 전의 총격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 피를 쏟아내며 쓰러져 있었다. 가족들을 무사히 탈출시키기 위해 피가 터져 나오는 가슴을 움켜쥐고 끝까지 운전을 했던 것이다. 무전수의 치료도 시급하고 뒤에서는 계속되는 총격에 이탈리아 대사관의 문을 열려 애썼지만 굳게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고 한국 국기를 흔들며 반군이 아닌 한국대사관과 교민들이라 외치며 문을 열어달라 애원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차를 다시 운전해 이탈리아 대사관을 통과하여 마침내 공항에 도착한다. 단 한 명의 낙오 없이 비행기에 탑승한다. 드디어 14일간의 지옥에서 탈출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통일이 되면 다시 한번 꼭 만나자며 약속하고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이별을 하며 각자의 나라로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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