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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정재곤이 살인범 박준길을 잡기 위해 그의 애인 '김혜경'에게 접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1. 수사를 진행 중인 재곤에게 과거 경찰 선배인 '덕룡'이 은밀한 제안을 하는데.
뇌물을 받고 박준길 다리에 총을 쏴달라는 제안을 전달하는 선배 덕룡, 재곤은 '범죄자 하고 구분할 수 없게 되면 그걸로 형사는 끝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스스로 폭력에 길들여지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재곤이다. 형사로서의 흔들리는 정체성과 그로 인한 갈등이 묘사된 장면이 잘 표현되었다.
2. 재곤은 전처에게 전화를 걸어 입금된 후원금 액수를 확인한다.
대단한 뇌물일 줄 알았지만 입금된 금액 48만 원을 듣 재곤은 웃는다. '얼마나 범죄자 잡범들이 형사를 우습게 보면 48만 원을 스폰서 금액을 보냈을까' 생각하게 만든 재곤의 자조적 웃음이었다. 뇌물을 보낸 민 영기에게 돈을 돌려주러 간 재곤, 500을 넣으라고 했는데 실수로 0을 빠트렸다고 변명을 한다. 재곤은 돈봉투로 재곤의 코를 때리는데 그것은 마치 개만도 못한 취급을 대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또한 '누가 위고 누가 아래인지 똑똑히 봐라'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민영기는 모멸감과 수치심이 극대화되는 느낌일 것이다.
준길을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던 재곤, 준길을 바로 검거하지 않고 옷을 입고 베란다로 뛰어내리게 하는데, 몸싸움 끝에 재고은 준길을 놓쳐버린다. 잡을 시간은 충분하다 생각한 재곤의 자만심 때문에 놓친 것일까? 아니면 스폰서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저렇게 행동한 게 아닐까? 다리에 총을 쏘기 위해서는 그냥 쏠 수 없으니 검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총을 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베란다로 내보낸 것으로 판단된다.
3. 박준길을 잡기 위해 애인이 일하는 주잠에 위장 취업한 정재곤.
박준길의 교도소 동기였던 '이영준' 행세를 하면서 애인 해경이 일하는 주점에 위장 취업을 한다. 영화 시작하고 40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드디어 재곤과 혜경이 말을 섞는다. 혜경을 처음 보자마자 반말을 하는데 그것은 유흥업소 종사자들끼리는 서로 반말하지 않는 것이 암묵적 룰인데 그것을 모르는 재곤의 반말은 유흥업에 대해 초짜인 것이 드러난 행동이었다. 재곤은 위장 신분에 대해서 주절주절 얘기를 하는데 거짓말을 바로 알아차리는 혜경. 혜경은 거짓말인지 진짜인지를 가려야 할 필요가 많이 있어서 거짓말을 간파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으로 혜경은 거짓말이 난무하는 힘든 삶을 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잠적한 박준길의 최근 소식이 전해진다. '도박으로 5천만 원을 날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재곤은 이 소식을 혜경에게 알리고, '이영준이 도박으로 5천만 원을 땄다'는 거짓 소문을 퍼트린다.
4. 한편 혜경은 화려하게 치장한 뒤 주점 외상값을 회수하러 가는데.
외상값을 받기 위해 '나 김혜선이야'라는 말을 몇 번을 반복한다. 무슨 뜻일까? 왜 저 말을 반복하는 걸까? 영화감독 오승욱 감독님은 힘의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인데도 자기 이름을 외치는 그 기백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표현하였다고 하였다. 마지 전쟁을 치르러 가는 장수가 옷을 차려입고 상대방에게 기죽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백으로 상대방을 짓누르는 장면이 이상 깊었다.
5. 애인 준길이 저지른 살인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혜경.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혜경 앞에 갑자기 준길이 같이 중국으로 밀항하자고 제안한다. 혜경은 재곤이 위장한 '이영준'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큰돈이 생겼다는 거짓 소문을 믿고 그를 이용해 돈을 마련하라고 했다. 사랑에 굶주려 있는 인물 혜경, 사랑이 필요했던 혜경, 수배자가 된 준길의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6. 혜경의 집에 찾아온 재곤, 하룻밤을 같이 보낸 두 사람의 이튿날.
'나랑 같이 살면 안 될까?' 재곤의 말에 환하게 마음이 열리는 혜경의 마음. '그걸 믿냐'는 대꾸에 실망감에 황급히 마음을 닫으며 실망감을 감추기 위해 잡채를 먹으면서 고개를 떨구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재곤의 숨기지 못한 진심 뒤늦게 거둬들인 게 아닐까?
서로 감정을 주고받았지만, 재곤은 혜경에게 자신을 믿지 말라고 말한다. 혜경은 재곤이 마련해 준 3천만 원을 준길에게 전달하러 가게 된다. 그때, 경찰이 준길과 혜경이 탄 차를 가로막고 준길은 재곤이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7. 준길이 사망한 날 이후, 혜경은 재곤이 경찰이었음을 알게 되고 마약범의 수발을 들며 살아간다.
마약범을 체포하러 온 재곤과 마주하게 된 혜경, 영준이 아닌 재곤으로서 혜경을 마주하게 된다. '난 영준이 아니라 재곤이다.' 혜경은 재곤이라는 사람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다. 마음까지 열었던 사람인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처음부터 거짓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알았고 재곤 바라보는 것조차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다. 그리고 '난 내일을 한 거지 널 배신한게 아니야'라는 재곤의 말은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너를 배신한 게 아니야'라고 포커스를 두면 너에 대한 나의 사랑만은 사실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박준길을 체포한 것은 너를 아프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나는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야. 그 행동 때문에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을 의심하지 마라'라는 마치 사랑고백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먼 길 돌아 겨우 꺼낸 재곤의 진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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