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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장문호의 약혼녀 강선영의 비밀을 추적해 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2023년에 왜 '화차'를 다시 봐야 하는지 그것이 관점포인트다.
약혼녀 강선영을 찾는 것으로 시작이 되지만, 단순 실 사건이 아니다.
1. 결혼을 앞두고 문호와 선영은 문호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간다.
시부모님이 선물을 좋아하실지 걱정하는 선영, 휴게소에 들른 두 사람, 문호는 커피를 사러 갔다. 그때 걸려온 한통의 전화, 별안간 선영이 사라져 버렸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성격과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문호는 걱정 없는 스타일이고, 반면 선영은 깊이 생각하는 걱정을 사서 하는 스타일이다. 실제로 감독은 배우 이선균 씨에게 문호는 좋은 사람인 게 아니라 아직 힘든 삶을 겪어본 적이 없기에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거였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은 누군가에게 박대받아보지 않은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눈치를 본다는 건 방어벽을 쌓을 수밖에 없을 때 보게 되는 거니까 자신과는 다른 삶의 결을 가진 선영에게 끌렸던 것 같다. 그랬던 문호가 많은 것이 무너진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어떻게 대응할까?
2. 문호의 친구로부터'개인 파산 이력'에 대한 전화를 받은 선영은 돌연 자취를 감춘다.
자신 이름 앞으로 된 파산 기록을 문호 친구에게 들키게 된 선영. 문호는 영문도 모른 채 사라진 선영을 찾기 시작한다. 전직형사인 사촌 형 종근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문호의 부탁으로 선영의 집을 조사하는 사촌형 종근, 심지어 지문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엄청 급박하게 도주했겠다고 짐작하는 건데 저런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보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삶이다. 그래서 물건도 많이 사지 않고, 자기가 언제든지 급박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삶을 산다. 이토록 선영이 급하게 떠나야 했던 이유는?
3. 전직 형사 종근은 진짜 강선영의 존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고향을 떠나 술집에서 일하던 '진짜'강선영, 거액의 보험금이 얽힌 '진짜' 강선영 어머니의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된다. 그런 종근의 말에 화를 내며 약혼녀가 그럴 리 없다는 문호였다. 이름도 모르는데 종근의 말에 답변할 말도 없는 문호의 상황, 그 상황에서 이선균 배우의 표정이 왜 2023년도에 다시 봐야 하는지 알게 하는 '내 옆 사람을 믿을 수 있나?', 이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나? 아무도 못 믿는 근본적인 공포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불신이 잘 드러난 장면이다. 약혼녀의 모든 것이 알고 보니 다 거짓이었던 상황이다. 또 하나의 수상한 정황은 진짜 강선영은 어머니의 사망보험금 수령 후 실종사태이다. 그래서 종근은 가짜 강선이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종 당일, 계좌 안의 모든 돈을 출금한 선영,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저렇게까지 급하게 사라졌어야만 하는 어마어마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범죄자적 삶의 양식을 살았을 것이라고 종근은 추리했다.
4. 종근은 가짜 강선영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가짜 강선영이 과거에 재직했던 회사를 찾은 종근, 그곳에서 약혼녀의 진짜 이름이 '차경선'임을 알게 되었다. 과거 차경선이 고객 정보를 빼돌렸던 정황을 알게 된다. 문호가 사랑했던 약혼녀 강선영의 진짜 이름은 차경선이며, 고객의 신분을 도용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도용한 신분의 파산 이력에 잠적해 버렸던 것이다. 화차의 2023년도 다시 봐야 하는 관점 포인트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공포이다.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 문자 한 통 받을 때도 공포에 계속 시달려야 한다. 강선영의 모친 사망과 강선영의 실종까지 차경선이 저지른 범죄라고 생각하는 종근, 그렇다고 해서 강선영의 어머니까지 살해한 거라고 확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강선영 모친 사고 당일, 차경선은 병원에 입원한 기록이 있었다. 차경선의 알리바이(병원기록)에 의심을 거두는 문호, 하지만 그것만으로 차경선의 알리바이가 확실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살아온 지난 삶을 살펴보면 이해되기 시작하는 '차경선'이라는 인물. 성당 고아원에서 자란 차경선은 부모님이 죽고 남긴 사채 빚을 떠안고 파혼까지 당하게 된다. 결국 사채업자에 의해 신체 포기 각서까지 작성하게 되고, 본인이 원치 않는 인생을 살게 된 경선이었다. 힘든 삶을 살아온 경선은 늘 불행에 대비했을 것이다.
5. 진실을 쫓던 문호와 종근은 강선영의 친구를 찾아간다.
강선영이 납골당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친구, 그것을 찍어준 사람이 차경선이었다. 강선영의 신분을 도용하기까지 꽤 오랫동안 차경선이 강선영 주위를 맴돌았던 것 같다. 2023년 다시 봐야 하는 관점 포인트는 바로 스토킹이다. 선영 앞에서 일부러 지갑을 떨어뜨린 차경선, 우연한 만남을 가장해 선영에게 접근하는 것에 성공하고, 이날을 기점으로 두 사람은 빠르게 친해지게 된다. 점차 약혼녀 차경선의 실체에 다가가는 문호는 일련의 문제가 자신이 아닌 경선의 상황 탓이라고 믿게 된다.
6. 문호는 동물병원 손님이었던 '호두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놀란다.
문호는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호두엄마를 찾아 용산역으로 향한다. 차경선의 범행 패턴은 첫째, 우편물을 통해 타깃의 정보를 획득하고, 둘째, 대인 관계가 좁은 사람이다. 셋째,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황을 이용한다. 그러면서 금전적인 이익을 노릴 수 있는 동시에 신체적으로 어떻게든 제압할 수 있어야 하는, 공격할 수 있어야 하는 공통점이 나오게 된다. 진실을 알게 된 문호가 자신을 찾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경선. 급기야 문호 동물병원 고객 호두 엄마를 벙행 타깃으로 삼는다. 한편 강선영의 시신이 담긴 여행 가방이 저수지에서 발견된다.
7. 자취를 감췄던 차경선을 만나기 위해 용산역으로 향하는 문호.
드디어 마주한 문호와 경선, 결혼을 약속했던 사람에게 스스로를 쓰레기라며 비인격화한 경선, 세상에서 제일 무선운 사람이 경선 같은 사람이다. 단호한 말과는 달리 혼란스러운 경선의 표정은 정말 문호를 사랑한 것만큼은 진심인 것 같이 느껴졌다. 이렇게 영화 화차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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