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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은 645년, 수십만의 당의 군대를 맞서서 고구려를 지켜낸 안시성 주민들의 기적적인 승리를 담은 영화입니다. 그 당시의 전투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7세기, 힘을 잃어가는 고구려
7세기 한반도가 삼국으로 갈라져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당시 고구려는 예전의 위용을 과시하던 그 고구려가 아니었습니다. 남쪽으로는 신라에게 한강을 빼앗기고, 서쪽으로는 당나라에게 압박을 받아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안으로는 왕권이 약화되어서 쿠데타가 일어납니다. 연개소문이라는 막강한 권력자가 나라를 좌지우지했던 내우외환의 시기였습니다. 그 이후 연개소문은 행정과 군사권을 총괄하는 '대막리지'라는 관직을 만들고, 스스로 그 자리에 올라서게 됩니다.
2. 그 당시 당나라의 상황은?
당나라 태종 이세민(당나라 2대 황제)도 쿠데타를 통해서 형제를 죽이고 황위를 차지한 사람이었습니다. 정권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안으로는 내부적 단결을 꾀하기 위해서 밖의 주변 국가들을 공격해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반드시 중국 입장에서 꺾어야 할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고구려였습니다. 고구려는 혼란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동북아 최고의 강자입니다. 그래서 당나라로써는 반드시 넘어야 될 산이였던 것입니다.
3. 전쟁을 하기 위한 당나라의 명분
당나라는 전쟁을 위해 명분을 찾고 있었는데 고구려 연개소문이 고구려의 왕을 죽이고 정권을 잡았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연개소문이 죽인 고구려의 영류왕(고구려 27대 왕)은 친중국적 성향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그 명분으로 이세민은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로 쳐들어가게 됩니다. 당시 요동지역에 있었던 고구려의 개모성, 비사성, 요동성 그리고 백암성까지 모두 일거에 격파하며, 결국 안시성에 다다르게 됩니다.
4. 영화의 배경이 된 '안시성'은 어떤 곳이며 어떤 상황이었을까?
안시성 앞은 요하강이 흘러 적을 방어하기에 편리하였습니다. 강 유역의 곡창지대를 통해 군량을 수급할 수 있었습니다. 뒤로는 천산산맥을 등지고 있어서 말 그대로 자연이 만든 천혜의 요새였습니다. 그리고 안시성이 더더욱 굳건했던 것은 성주민들을 단결시키고, 굳건히 성을 지켰던 성주 양만춘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안시성의 상황도 그리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양만춘은 고구려 최고 권력자 연개소문과 갈등을 빚고 있었습니다. 연개소문이 왕을 죽이고 쿠데타를 일으켰던 그때, 양만춘은 협력은커녕 연개소문에게 저항을 했고, 화가 난 연개소문은 안시성을 공격합니다. 그런데 이 공격을 양만춘 장군이 안시성 주민들과 함께 잘 막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둘의 관계는 서로 상당히 껄끄러운 상태였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외부에서의 도움과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고립무원의 상태였습니다.
5. 안시성의 양만춘 vs 당나라 이세민
이런 위기의 상황 속에서, 당시 당태종 이세민이 이끄는 수십만 대군과 작은 안시성의 양만춘 장군이 대격돌을 하게 됩니다. 당군은 숫자뿐만 아니라 이전의 수나라의 패배를 교훈 삼아서 잘 훈련된 최정예 부대를 대동했고, 성벽을 허물 수 있는 최신 공성 무기들을 등장시키게 됩니다. 누가 봐도 당나라에게 유리해야 되는 상황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봤더니 초반부터 당나라 군대는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안시성 주민들이 저항을 하게 되는데 이전에 격파했던 성들의 저항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6. 안시성 주민들이 당군에 맞서 잘 싸울 수 있었던 비결은?
그것은 바로 '내부적 단결'이었습니다. 그전에 있었던 연개소문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승리의 자신감이 있었고, 그리고 그 전투 과정에서 성 주민들이 아주 훌륭한 병사로 성장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양만춘 장군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당의 공세를 무려 88일간 막아내게 됩니다.
7. 초조한 이세민의 무리수와 마지막 한마디
그런데 이 88일은 당나라 태종에게는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초반에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성을 한방에 무너트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안시성이 눈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으니까 진퇴양난에 설상가상이 된 겁니다. 마음이 조급해진 당나라 태종은 눈앞에 있는 안시성을 반드시 넘어가야만 한다는 생각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황당한 작전을 세우게 됩니다. 그것은 안시성 보다 더 높은 토산을 쌓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토산이 안시성 성벽 쪽으로 무너지면서 그때를 놓치지 않고 번개처럼 안시성 정예부대가 토산의 정상을 순식간에 점령해 버립니다. 토산마저 빼앗긴 당태종은 좌절하게 되며, 요동반도는 겨울을 알리는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88일에 걸친 긴 시간 동안 군량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아직 함락시키지 못한 고구려의 신성과 건안성이 부담이었습니다. 요동반도의 추위에 쫓기듯 찢기듯 떠나게 됩니다. 이 당태종이 패배로 얼마나 쓰라렸는지 전쟁에서 얻은 병으로 본국에 가서 죽게 됩니다. 그때 남긴 유언이 '다시는 고구려와 전쟁하지 말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역사 속에서는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몇 차례의 결정적인 전투가 있었습니다. 400년 전, 임진왜란 당시 일본을 침략을 물리친 이순신의 명량해전. 1400년 전, 중국의 한반도 침략을 막은 양만춘의 안시성 전투. 역사에서 지워졌던, 그리고 우리가 잊었던 그날의 그 순간이 스크린을 통해 다시 한번 부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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